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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흐린 건 흔들림 때문이 아니었던 경우

by goodnewreader 2026. 1. 16.

사진이 흐린데 흔들린 건 아니었던 순간

사진을 확인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원인은 흔들림이었다. 촬영 장소는 실내였고, 조명은 밝지 않았다. 셔터를 누른 순간 손이 완전히 고정돼 있었다고 말하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사진이 흐린 이유를 더 보지 않았다. 확대해도 피사체 윤곽은 남아 있었고, 전체가 번진 느낌도 아니었다. 그래도 분류는 간단했다. 흔들린 사진, 남기지 않는 쪽. 그렇게 판단을 끝냈다.

첫 번째 실패, 흐림을 하나로 묶어버린 판단

당시 기준은 결과 중심이었다. 사진이 선명하지 않으면 이유를 나누지 않았다. 흔들림, 초점 실패, 빛 문제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결과로 처리했다. 화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흐림이었고, 그다음 판단은 생략됐다. 나중에 다시 보니 피사체의 일부는 비교적 또렷했고, 특정 방향으로만 흐려져 있었다. 이 흐림이 손의 움직임과는 다른 종류라는 걸 알았지만, 그때는 확인 대상에 넣지 않았다. 결과만 보고 원인을 고정하는 판단이 가장 위험한 지점이었다.

조건이 겹칠 때 생기는 공통 오판

이런 판단은 몇 가지 조건이 함께 있을 때 쉽게 나온다. 첫째, 촬영 환경이 어두울 때다. 어두움 자체가 흔들림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둘째, 촬영 직후 빠르게 넘겨볼 때다. 확대하지 않고 전체 인상만 보고 분류하게 된다. 셋째, 연속 촬영 중일 때다. 앞뒤 사진과 비교하지 않고 하나만 떼어 판단한다. 이 조건들이 겹치면 흐림의 종류를 나누지 않은 채 삭제로 이어진다.

판단 기준이 바뀐 지점

이후에는 흐리다는 인상을 바로 결론으로 쓰지 않았다. 대신 어디가 흐린지를 먼저 봤다. 이전 기준이 ‘선명한가 아닌가’였다면, 이후 기준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흐린가’였다. 손의 움직임이라면 전체가 비슷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판단이 필요했다. 흐림을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여러 방향의 결과로 보기 시작한 지점이었다.

상황별로 적용한 선택 기준

실내 촬영처럼 조건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가장 또렷한 부분이 어디인지부터 확인했다. 피사체 핵심이 남아 있으면 다음 판단으로 넘겼다. 반대로 전체가 같은 밀도로 흐려져 있으면 더 보지 않았다. 연속 촬영이 포함된 경우에는 앞뒤 사진과 흐림 방향이 같은지 비교했다. 하나라도 다른 흐름이 보이면 흔들림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이 기준들은 보존을 보장하지 않았지만, 삭제를 늦추는 역할은 했다.

다음에 사진을 넘길 때

이제 흐린 사진을 만나면 바로 손이 가지 않는다. 먼저 화면을 조금 더 들여다본다. 어디서부터 흐려졌는지,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본다. 흔들렸다는 결론은 그다음에 온다. 사진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단을 서두르지 않기 위해서다. 그 순서가 바뀐 뒤로, 흐린 사진을 대하는 기준도 함께 바뀌었다.